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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3초"를 쓰고 몇 년 뒤,

  우연히 성석제의 "내 인생의 마지막 4.5초"란 소설을 보게 되었다.


  안 궁금할 수가 없지! 클라이막스가 비슷한 순간을 다루고 있는데.


  오래 전 기억을 더듬어 보자면, 소설은 짧지 않았고,

  각주에 나오는 물리학 설명은 틀렸다![각주:1]


  소설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내 글과 비교했던 기억이 난다.

  어느 부분에선 내 글보다 낫다고 생각했고,

  어느 부분에선 내 글이 낫다고 생각했지만,

  최종 승자는 간결미에서 "나"로 결정했다. 움하하!!!


   

  "세상은 언제나 금요일은 아니지"란 책을 추천받았다.

  무척 재미있다고 한다.


  소제목이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이다.


  월요일을 읽었다.

  뭐.. 기냥저냥.. 웃길려고 하는 것 같은데, 기냥저냥, 실소...

  나와 글 쓰는 스타일과 비슷한데,

  내 글이 더 웃긴 듯... 움하하!!!


  화요일을 읽었다.

  웃.긴.다!

  나보다 더!

  내가 웃는다!

  최고다!


  그리곤 생각한다. 나는 왜 그처럼 웃길 순 없는가?

  유일하게 떠오른 생각은... 아니 핑계는...


  경험의 빈곤.


  나는 충수염을 앓은 적이 없다고!


  충수염이라...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나는 장염을 앓은 적이 있다! 그것도 군대 가기 하루 전에.)

  

  그리곤 체념한다. 그래, 내가 언제나 이길 순 없잖아?


  자... 웃기기 시작하는 부분을 소개해 보자. 

  주인공은 통증에 시달리며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고 있다. 


"

  "얼른 와서 나 좀 간호해줘."

  "아니, 못 해!"

  "내가 다 널 위해서 이러는 거야. 내일 아침에 내가 시체로 발견되면 넌 아마 평생을 자책 속에 살아야 할걸."

  "아니, 호어스트. 나도 널 생각해서 안 가겠다는 거야. 이 오밤중에 허겁지겁 달려갔는데 네가 죽을병이 아니었다고 해봐. 그때 넌 내 손에 죽을 수도 있어."


  보브가 전화를 끊어버린다. 이런 냉혈한! 인간도 아냐.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해주마. 나는 전화기의 단축 메모리에 저장되어 있던 그의 전화번호를 삭제한다. 이것이 그에게 뼈저린 교훈이 되기를 바라며. 그리고 이어서 다른 친구 아홉 명에게 전화를 걸어 와달라고 부탁한다. 그 결과, 전화기의 메모리는 텅 비고 친구라 믿었던 인간들 중에서 열 명이 제명된다. 어쨋거나 이제 새로운 친구들을 위한 자리는 충분히 확보된 셈이다. 차라리 의사 전화번호를 넣는게 나으려나?


  그러는 사이 시간이 흘러 벌써 8시다. 보브에게 다시 전화를 할까? 그가 받으면 아무 말 않고 숨소리도 내지 않는거다. 그러면 보브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머리를 쥐어 뜯겠지. 좋은 생각이다. 그러나 딱하게도 이제 그의 전화 번호를 알 길이 없다.

"


  웃기 시작했다면, 책을 사 보길 추천한다.

  (사실 나도 수요일을 읽는 중이긴 하지만, 적어도 화요일과 수요일은 웃긴다!)


...


  금요일은 그다지 금요일 같지 않았지만,

  토요일에서 다시 웃음 한 방을 터트려 주셨다.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미인, 아이, 애완 동물 중에 아이를 넣었지.

  이 꼬마애에게 꿀밤 한 방 줄 수도 없고.. ㅠ.ㅠ

  자, 간다! 눈물로 끝난 여행




  



  1. 나의 학부 전공이 물리학이다. 하지만 소설의 물리학은 고등학교 물리학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는 내용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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