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카를 세우고 편의점에 들어왔던 한 청년처럼, 나도 편의점 알바에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네는 쌔끈한 사람이 되고 있는 맘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편의점 알바는 퉁명스럽고, 무례하기까지 하여 그런 인사를 건네는 것이 쉽지 않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에는 인사를 하지도 않고, 상대의 인사를 바라지도 않는데, 가끔씩 알바가 친철하게 인사를 한다. 하지만 내가 그 의외의 상황에 미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는 경우, 상대방은 자신의 조그마한 친절이 받아들여지지 못한 상황에 다소 실망하는 것을 가끔 보게 된다. (그건 나도 가끔 겪어봤던 일이니 안다!) 그래서 말인데, 신경 안 쓰면 안 쓸 수도 있지만, 이건 좀 신경쓰이는 일이다. 내가 인사를 했다가 알바에게 씹힐 수도 있고, 알바가 인사를 했다가 나..
주의! 이 홈페이지의 모든 내용은 저자의 경험에 문학적 상상력을 더하여 창조된 내용입니다. 필시 본인의 내용이라고 생각되는 부분도 있겠지만, 부분적으로 뒤틀리고, 과장되고, 삭제되었기에 전체적으로, 그리고 본질적으로 이 세상에 나와 함께 존재하였던 바로 그 존재일 수 없습니다. 필시 혹자는 자신과 관련된 내용을 무단으로 쓰는 것은 윤리적으로 어긋나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에 대한 저의 변명은 이렇습니다. 당신의 실체는 당신만의 것입니다. 내가 보고, 내가 느낀 당신은 당신과 나의 공동 작품입니다. 왜냐하면 같은 당신을 보고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른 인물로 그려질 수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내 안에 들어 있는 당신을 온전한 당신이라고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
하긴 나에게 업무를 가르쳐 주던 사람이 살짝 언급하긴 했다. "CCTV도 있어요." 하지만 귀담아 듣진 않았다. 이 조그만 편의점이 뭐가 중요한 게 있다고 CCTV까지 있을려고? 단지 일종의 딴 맘 먹지 말라고 하는 소리로 취급했다. 그리고 있다고 해도 내가 다른 꿍꿍이가 없으니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론 CCTV를 본 적이 없으니... 천정 군데군데 달려있는 투명한 돔만으로는 실감이 오지 않는다. 편의점 안쪽에 있는 창고 겸 사무실.(사실 사무실이라고 하기엔 부끄럽게 달랑 컴퓨터 한 대가 있다. 컴퓨터로 주로 하는 일은 냉장고의 온도 입력, 상품이 들어오면 검수, 유효기간이 지난 상품 처리 등이 있다.) PC를 만지다 문득 말로만 듣던 CCTV의 존재를 확인하고 싶었다. '그게 어디에 있을..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언젠가 한 번 해 보고 싶었지만, 여의치 않아서 못하고 있던 시절, 나는 가끔씩 대화 상대에게 물어보곤 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 해 봤어요?" "네." "어땠어요?" "보수가 너무 짜서..." 사실 난 그 경험에 대해서 물어본 것인데, 수입의 관점에서만 대답하는 것이 의아했다. 약 1달 간 별 수입이 없다가, 3시간 짜리 강의를 맡게 되었다. 내용을 정리하고 분명하지 않은 것은 논문도 찾아보고, PPT를 만들고, 발표도 대충 시연해보고... 준비하는 시간이 만만치 않았지만, 단 3시간 만에 주말 알바 1달 수입을 벌었다. 과외를 생각하면, 일주일에 두 번씩 꼬박 가야하고, 아이와 학부모와 씨름해야 하는 걸 생각하면, 맘 편하게 몸으로 떼우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하지만, 이건 좀 괜찮다..
토요일 오전. 쌔끈한 스포차카가 편의점 앞에 선다. 말쑥히 차려 입고, 머리에 한껏 힘을 낸 젊은이가 들어온다. 커피를 고르고 있다. '돈 많고, 키 크고, 잘 생기고... 분명 싸가지 일 거야...' "안녕하세요." 커피를 카운터에 내려놓는다. "아.. 네.. 안녕하세요." (왠 걸... 손님이 먼저 인사를 건네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삑. "~원 입니다." "네..." "수고하세요..." "안녕히 가세요..." (헐. 정말 매너 한 번 깔끔하네.) 잠시 진열대를 멍하니 쳐다본다. "부르릉..." 스포츠카는 이내 떠나간다. (지난 밤이 무척이나 만족스러웠던 것인가? ㅋ)
지긋이 나이 든, 자그마한 체구에, 옷에는 군데군데 먼지를 묻은 아저씨가 소주 2병을 들고 계산대로 다가온다. 나는 입 안에서 먹고 있던 빵을 재빨리 목 뒤로 넘긴다. 아저씨 왈, "젊은이가 그런 거 먹고 되겠어?" "아... 네." 소주를 들어서 바코드를 찍는다. 삑-. "낮부터 소주세요?" (반격이다. ㅋ) 삑-. 아저씨 바로 대답한다. "나이 60이 넘어서, 힘 쓸려면 힘들어... 소주 먹으면 힘이 나지..." "소주 먹으면 힘이 나세요?" "그럼! 소주 먹으면 힘이 나지... 안 그러면 힘들어..." (아하! 미처 몰랐네요.) "아... 네..." -=-=-=-=-=-=- 주말마다 아침이면, 등산복을 입고, 막걸리에 소주에 군것질 거리들을 사가지고 가는 아저씨가 있다. 삑-. 삑-. 삑-. "~원..
봉투값은 20원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비닐봉투를 공짜로 줄 수 없다. 만약 걸리면 벌칙금(?)을 물어야 된다. 봉파라치라고 아는가? 공짜로 비닐봉투 주는 상점을 동영상으로 찍어 고발하고 상금을 타는 사람들이다. 현재 인터넷 검색 결과, 안 그래도 영세한 중소상인들을 상대로 할 짓은 아니라는 이유로 자발적으로 자제하는 듯하다. 그렇다고 해도 불법이고, 벌금이 존재하며, 봉파라치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불변이다. 단지 벌금을 물 확률이 극히 작다는 정도? 한 가지 웃긴 것은 손님들은 봉투값 20원에 굉장히 민감하다는 것이다. 80원의 거스름돈이 부담이라면 이해가 가긴 하는데, 카드로 결제하는 사람들까지 그런 걸 보면 꼭 그런 것도 아닌가 보다. 단지 따른 상점들은 안 내도 되는데 여기서만 내는 게 싫..
처음 근무를 시작한다. 토요일 오전 8시. 손님이 거의 없다. 상품 진열대를 찬찬히 들여다 본다. 과자, 빵, 음료, 라면, 안주. 매대를 꽉 채운 각양각색의 음식들. 그리고 나는 혼자다. 새하얀 조명. 나. 그리고 먹을 것들! 정말 오랫동안 먹어보지 않았던 것들이라 그런지, 아니면 수많은 식음료에 둘러쌓여 있어서 그런지... 하나를 집어 봉지를 뜯고 꺼내 입 속에 넣어 먹고 싶다! 하지만. 참는다! 돈이 없어서가 아니다. 처음부터 먹기 시작하면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 둘째날. 역시 힘들게 힘들게 참는다. ... 2주 후. 별 느낌이 없다. 진열대의 상품들은 더 이상 나에게 어떤 감흥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박제된 것인양. -=-=- 처음 혼자서 편의점을 보고 있으면, 그리고 손님이 아무도 없..
아파트 바로 앞의 편의점에서만 볼 수 있는 손님들 중 하나는 아이를 들고 편한 복장으로 오는 엄마들일 것이다. 그 중 한 손님은 1살 짜리 아이들 가슴으로 안고 들어왔다. 몸매는 아직 임신 때의 통통함이 가시지 않고, 약간은 노곤한 분위기가 얼핏 나이가 들어보이긴 하나, 자세히 보면, 얼굴은 약간 앳되 보여서 20대 후반(아니면 중반일 수도)쯤으로 보이는데, 임신살이 채 가시지 않은 듯 통통하지만 볼륨감 있는 몸매와 마찬가지로 통통한 볼살, 어딘지 모르게 선한 인상으로 만약, 만약(!)에 어떤 이유로든 싱글이라면 한 번쯤은 고려해보고 싶은... 그런 느낌이었다. 단지 그런 게 아니라도 일상적인 대화쯤은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느낌? 아기는 정말 어려서 1살도 안 되어 보였는데, 음료수를 하나 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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