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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48.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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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에 시작한 김영하의 낭독. 버스 안의 소음 속에서 그의 이야기를 쫓아가느라 나는 온 정신을 다하여, 마치 내 두 눈동자의 조그마한 움직임조차 소음을 발생시킬지도 모른다는 듯이, 고정된 시선으로 버스 안 한 켠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 이야기는 집 앞에 와서도 끝나지 않았고, 나는 집 주위의 한적한 벤치에 앉아 그의 낭독을 끝까지 들었다. 마지막 성악곡이 흘러나오는 동안 멍하니 내 다리를 바라보았다. 한 쪽 다리를 약간 움직여보았다. 다리가 움직였다. 약간은 어스름이 깔려 있었다. 지나가는 행인과 눈을 맞출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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