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수업에서 교수님께서 다중 지능 검사 결과지를 나눠주면서,
"K선생님은 평소에 어쩌구 하고, 자기 주장이 굉장히 강해 보였는데,
 검사 결과는 안 그렇더군요. 검사 결과가 맞다고 생각하세요?"
라고 물어본다.

그걸 듣는 순간 나는,
'내가 자기 주장이 강했다고? 아닌데...'


이건 순전히 오해이다! 
나는 자기 주장이 강한 게 아니다. 

물론 내가 평소에 나의 생각과 다른 사실이나 주장에 대해 의문시하고, 꼬치꼬치 따져 묻는 건 맞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생각을 바꾸기 위함이지, 나의 생각을 내세우기 위함이 아님을 분명히 하고 싶다.

무슨 말이냐고?

보자. 만약,
그 사실이 내가 진실로 믿고 있는 여러 사실들과
그로 인해 논리적으로 유도되는 결과들과 부합된다면, 
내가 놀라거나, 의심을 가질리 없지 않은가?

역으로 내가 놀라거나, 의심을 가지게 되는 사실들은,
내가 가지고 있는 가정이나 논리에 뭔가 잘못이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대우 명제의 보석같이 빛나는 예이구나!) 
따라서,
따져 묻고, 질문을 하는 것은 그 중에 무엇이 어긋났는가를 찾아내기 위함인 것이다!

고로 나는 내 생각을 바꾸기 위해
(그릇된 믿음을 수정하고, 논리적 비약을 개선하고!)
질문을 하는 것이지,
(고로 나는 진심으로 그것을 정확히 이해하고, 믿기 위해 질문을 하는 것이지,)
결코 나의 주장을 내세우거나, 
남의 오류나 잘못을 캐묻기 위함이 아니다.

(물론 오류나 잘못이 있다면 밝혀내야 함이 마땅하다.
단지 그것이 주 목적이 아니고, 부수적 결과라는...

말이 사실일까? ㅋ)

----

하지만, 어떤 사건이나 사실에 대해 느끼는 놀라움의 감정은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사람들은 어떤 사건이 일어난 뒤에 그것을 조금 더 예측 가능하고 불가피했던 일로 보는 경향이 있다. /나는 내가 낯설다. 티모시 윌슨. p244

그것을 후견지명 편견hindsight bias라고 하는데, 대개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처음에는 놀랍고, 진기했던 현상들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무덤덤해진다.

----

A capacity for surprise is an essential aspect of our mental life, and surprise itself is the most sensitive indication of how we understand our world and what we expect from it. There are two main varieties of surprise. Some expectations are active and conscious-you know you are waiting for a particular event to happen. When the hour is near, you may be expecting the sound of the door as your child returns from school; when the door opens you expect the sound of a familiar voice. You will be surprised if an actively expected event does not occur. But there is a much larger category of events that you expect passively; you don't wait for them, but you are not surprised when they happen. These are events that are normal in a situation, though not sufficiently probable to be actively expected.
/Thinking, Fast and Slow. Daniel Kahneman(2011). p72.

놀랄 수 있는 능력은 우리의 정신 세계의 매우 중요한 측면이다. 그리고 놀람 그 자체는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이해하고, 거기에서 무엇을 기대하는지를 가장 잘 나타낸다. 어떤 기대는 적극적이고, 기대하던 사건이 일어나지 않으면 놀란다. 반면 어떤 기대는 소극적이고, 어떤 사건이 일어날 것을 기대하진 않지만, 그것이 일어나도 놀라지 않는다. 이런 사건들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기대할 만큼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normal(정상적인, 평범한) 사건이다.
/Thinking, Fast and Slow. Daniel Kahneman(2011). p72.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