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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낯설다(Strangers to ourselves)

티모시 윌슨(Timothy D. Wilson)

 

1. 천재 프로이트, 바보 프로이트

이 책에서 대답하고자 하는 두 가지 질문은 1.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 대해 그렇게 잘 모르는 이유는? 2.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알 수 있는가?(자기 지식) 이다. 1번 질문에 대해 이 책은 주로 우리가 알고 싶어 하는 것들 중 많은 부분이 의식 밖에 존재하여 자각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프로이트의 무의식은 정신적 고통 등의 이유로 의식 밖에 억눌려(억압) 있는 생각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적응 무의식은 판단과 느낌과 자극들이 억압 때문이 아니라, 효율성을 위해 자각의 바깥에서 일어난다는 것이다.

 

2번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과도한 자기 성찰은 정답이 아니다. 과도한 자기 성찰은 결정을 잘 내리지 못하게 하며, 감정에 더 큰 혼란을 주기도 한다.

 

2. 적응 무의식

비의식을 알기 위해, 비의식을 잃게 되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자기자극감수proprioception은 자신의 팔다리의 위치에 대한 감각이다. 우리는 이 감각을 의식하지 못하지만, 운동을 할 때 중요한 감각이다. 만약, 자기자극감수를 모두 잃게 될 경우, 관심을 두지 않을 경우, 팔과 다리가 통제 불가능하게 움직인다.

우리가 망막에 2차원으로 생기는 상을 보고도 깊이를 인식하는 것도, 비의식의 작용이다. 우리가 중의적인 단어의 의미를 구지 의식적으로 계산하지 않아도 되는 것도 비의식의 작용이다. 이외에도 어느 정보에 관심을 주고, 정보를 해석하고 평가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목표를 설정하는 것들이 무의식적으로 수행될 수 있다.

 

무의식을 특정한 시점에 머리 속에 들어 있는 것들 중 의식적으로 자각하지 않는 것이라고 정의한다면, 장기 기억도 무의식이다. 나의 정의는 의식에 도달하지는 못하지만 그 사람의 판단과 감정, 혹은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정신의 작용이다.

 

적응 무의식adaptive unconciousness는 무의식의 빠른 정보 처리과정이 생존에 도움을 주었다는 것을 암시한다.

 

사람들은 비의식적으로 새로운 정보를 배울 수 있다. 전신마취를 한 상태에서 빨리 회복될 것이라는 암시를 주면, 그 암시를 받은 사실을 기억할 순 없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빨리 퇴원하게 된다는 관찰 결과가 있다. 모국어를 배우는 아이들은 주의를 기울이면서 의식적으로 배우지 않는다. 파웰 레위키Pawel Lewicki와 토머스 힐Thomas Hill, 엘리자베스 비조트Elizabeth Bizot의 연구에서 사람들은 x가 출현하는 복잡한 규칙을 말로 설명할 순 없었지만, 그 규칙을 사용하여 수행을 향상시켰다. 이 규칙들은 인위적으로 배우기 어렵다. 적응 무의식이 의식보다 일을 잘 처리하는 한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시끄럽고 덜컹거리는 지하철에서도 책을 읽을 수 있는 것은 복잡한 정보들 속에서 필요한 정보만 걸러내는 선택적 주의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비의식적 여과기를 통해 작동된다. 비의식적 여과기는 불필요한 정보를 걸러낼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중요한 정보가 있을 경우 주의를 유도하는데, 칵테일 파티 효과가 한 예이다.

 

다른 사람의 동기, 의도, 기질이 적응 무의식에 의해 평가되기도 한다. 무의식적으로 제시된 단어에 의해 다른 사람의 행동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적개심과 관련된 단어를 무의식적으로 본 후에는, 다른 사람의 행동을 적대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적응 무의식은 느낌과 감정을 일으킨다. 안트완느 베차라Antoine Bechara, 한나 다마지오Hanna Damasio, 대니얼 트래널Daniel Tranel, 안토니오 다마지오의 실험에서 피험자들은 무의식적으로 승률 높은 카드를 골랐다. 승률이 낮은 카드를 고르려 할 때는 피부 전도력이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보아, 적응 무의식이 뭔가 잘못되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전두엽전배쪽내측부위ventromedial prefrontal region에 손상을 입은 사람들은 직감을 활용할 수 없었기에, 승률 낮은 카드를 골랐다.

 

존 바그와 피터 골위치Peter Gollwitzer와 그의 동료들은 주변 환경 속의 사건들도 무의식적으로 우리의 목표와 행동을 결정할 수 있다고 말한다. 목표의 선택도 습관적이고 자동적일 수 있다. 바그와 그의 동료들의 연구에 따르면, 성적 공격성이 높은 남자들의 경우 권력의 개념을 상기시키면 여자에게 더 강한 매력을 느꼈다. 하지만, 그 남자들은 그런 감정이 권력을 가진 자신의 지위 때문이라는 것을 자각하지 못한다.

 

적응 무의식은 빠르고 정확하다는 장점을 지녔다. 하지만, 수많은 정보 중에 무엇을 먼저 처리할 것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있어야 한다. 칵테일 파티 효과에서 보듯이 자기 관련성self-relevance이 그 기준의 하나이다. 하지만, 좀 더 포괄적으로 접근 가능성accessibility을 들 수 있다. 자기 관련된 상황은 평소에도 자주 접근된 것일 것이다. 또한 카테고리가 얼마나 최근에 접근되었는가, 그리고 과거에 얼마나 자주 접근되었는가도 중요한 요소이다. 적응 무의식은 정확성, 접근 가능성과 더불어 좋은 기분feel-good 기준을 따른다. 사람들은 자신의 행복감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세상을 본다.

 

정확성과 좋은 기분 기준은 서로 상충될 수 있다. 우리는 자신의 약점을 깨닫고 그것을 극복해야 할 필요가 있지만, 적당한 자기 기만도 필요하다. 그것이 자신과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게 하기 때문이다.

 

3. 마음을 책임지는 것은 의식일까 비의식일까?

진화적으로 적응 무의식은 의식보다 훨씬 오래 전에 생겼고, 개체의 발달과정에서 초기에 나타난다. 효율적인 적응 무의식이 있음에도 의식이 생긴 것은 무엇 때문일까? 의식의 역할은 무엇인가? 극단적으로 부수현상설을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저자는 의식이 생각만큼 통제력이 강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인간의 마음에 조금씩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

 

적응 무의식은 복합체계, 의식은 단일체계

뇌의 일부를 손상 받으면, 자동적으로 작동하는 적응무의식의 일부가 손상되는 것으로 보아 적응 무의식은 여러 가지 서로 다른 기능들의 집합체인 것으로 보인다.(. 발작은 언어 능력에 손상을 입히지만, 다른 인지 기능은 영향이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 하나의 의식적 자아를 가지고 있다.(예외적인 경우로, 다중인격multiple-personality이 있다.)

 

적응 무의식은 패턴 탐지기, 의식은 사실 점검기

적응 무의식은 역할의 하나는 주변 환경의 패턴을 가능한 빨리 탐지하여, 그것이 좋은지 나쁜지를 알려주는 것이다. 하지만, 분석이 빠를수록 오류의 발생율도 높아짐으로, 의식은 좀 더 느리고, 정확한 분석을 통해 잘못을 바로 잡는다.

 

적응 무의식은 지금 여기 이 순간을 보고, 의식은 장기적인 시각을 갖는다.

비의식적 패턴 탐지기가 할 수 없는 것은 내일, 다음주, 또는 내년의 일을 예측하고, 계획을 수립하는 일이다. 또한 과거를 깊이 생각하고, 그 과거를 일관성 있는 자기 서사self-narrative로 통합시키지도 못한다.

 

적응 무의식은 자동적이고, 의식은 통제 가능하다.

칵테일 파티 현상과 같이 우리가 다른 사람들의 대화를 무시하고자 해도, 자신의 이름이 언급되는 것을 무시할 수 없다.

 

적응 무의식은 정보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함으로써, 새롭고 모순되는 정보에 둔하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선입견에 의해 새로운 정보를 왜곡한다. 비의식의 체계는 일단 상관성을 배우면 그 상관성이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도 그것을 보려고 한다.(한 번 배운 패턴은 잊어버리기 힘들다.) 로버트 로젠탈Robert Rosenthal과 리노어 제이콥슨Lenore Jacobson자기실현적 예언에 관한 고전 연구를 보면, 학생들에 대한 교사의 기대는 의식적이지만, 기대를 현실화 시키는 방법은 의식적이지 않았다. 그들은 자기도 모르게 기대하는 학생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질문을 자주 던지고, 더 좋은 피드백을 주었다.

 

두 아이가 모두 피아노 연습을 반 시간 동안 했다. 한 아이에게 보상으로 아이스크림을 주었고, 다른 아이에게는 별다른 보상이 없었다. 아이스크림을 보상으로 받은 아이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피아노 연습을 덜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을 절감원리라고 한다. 피아노를 연습한 이유가 보상과 피아노에 대한 관심이므로, 보상이 없는 경우보다 관심이 작다고 평가하는 것이다. 자기 보고식 검사를 해보면 아이들은 8~9살부터 이런 원리를 적용한다. 하지만, 행동에 기초한 검사를 해보면 8~9살 훨씬 이전부터 아이들은 절감원리를 적용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비의식적 체계과 의식적인 체계보다 먼저 절감 원리를 배운다고 볼 수 있다. 그릇된 믿음 패러다임false-belief paradigm으로 행해진 마음 이론에 대한 실험 결과를 보면, 다른 사람이 자신과 다른 믿음을 가질 수 있다는 마음의 이론도 의식적으로 알기 이전에 행동(시선)으로 먼저 나타난다.

 

앞 선 안트완느 베차라 등의 연구 결과를 보면, 사람들을 승률 높은 카드로 이끄는 본능적인 반응이 있었다. 그것은 적응 무의식이 확률을 정확히 계산했기 때문인가? 아니면, 단지 큰 손실을 피하고자 했기 때문인가? 긍정적인 정보부정적인 정보가 뇌의 서로 다른 부위에서 처리된다는 증거가 많다.

 

앤터니 그린왈도Anthony Greenwald는 무의식적 인지가 극히 제한된 방식으로 정보를 분석할 수 있는 원시적인 체계라고 결론을 내렸다. 신 드레인Sean Draine과 그린왈드는 사람들에게 컴퓨터로 단어를 제시하고 그 단어가 좋은 의미인지 나쁜 의미인지를 판단하도록 했다.(, evil, peace) 단어가 제시되기 전에 참여자들이 의식하지 못할 정도의 짧은 시간동안 다른 단어(, murder)을 제시하였다. 만약 앞의 단어(murder)가 뒤의 단어(evil)과 비슷할 때는 판단의 정확성과 속도가 높아졌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낮아졌다. , 무의식적으로 제시된 단어의 의미가 어느 정도 파악되었기에, 다음 단어의 의미 파악에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enemy loses'와 같은 각 단어의 의미는 부정적이지만, 한 문장으로 읽었을 경우 긍정적인 문장의 경우에는 무의식적으로 제시되었을 때, 각 단어의 의미는 파악할 수 있었지만, 문장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했다. 무의식은 이처럼 정확한 처리를 할 수 없지만, 의식이 단어를 보았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한다는 것과 비교해 보면, 나은 점이 있다.

 

4. 우리는 누구일까?

고든 올포트(Gordon Allport)는 성격을 개인의 특유한 행동 또는 사고를 결정짓는 심리적 작용이라고 정의하였다. 정신 분석에서 성격은 억압된 욕망을 다루는 방식이다. 현상학적 접근에서는 자기개념(self-concept)이라는 자신에 대한 자신의 믿음을 연구한다. 근래의 연구에서는 특성접근법(trait approach)을 사용한다. 모든 사람들의 성격에는 공통적인 특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 다섯 가지 특성은 외향성, 감정적 안정성, 친화성, 성실성, 경험에 대한 개방성이다. 사람마다 이런 특성의 차이는, 행동 유전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20~50%가 유전적 원인으로 발생된다고 한다.

 

하지만 월터 미셸(Water Mischel)1968년 리뷰에 따르면, 이제까지 그 어떤 접근법도 사람들의 행동을 충분히 예측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것은 사회적 상황이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했기 때문이다. 미셸에 따르면, 성격은 상황을 해석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어떤 남자는 자신이 무시당할 때 위협을 느끼고, 공격적이 된다. 하지만, 어떤 여자는 학업 성적이 떨어질 때 위협을 느끼고, 따라서 공격적이 된다. 한 실험에서, 아이들이 공격적이 되는 상황은 아이들마다 달랐다. 한 아이는 어른으로부터 경고를 받을 때만 공격적이 되었지만, 다른 아이는 친구가 다가올 때만 공격적이 되었다. 반면, 친구가 집적거리거나, 어른이 칭찬이나 처벌을 할 때는 공격성을 나타내지 않았다.

 

성격은 적응 무의식과 의식적인 자아로 나눌 수 있다. 적응 무의식은 의식적이지 않은, 자동적인 반응을 담당하고, 의식적인 자아는 계획적이고, 신중한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적응 무의식이 작동하는 방식은 접근성(accessibility)에 따라 달라진다. 접근성이란 어떤 개념이 얼마나 자주 활성화(사용)되느냐이다. 접근성은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이는 우정”, 다른 이는 지성”, 또 다른 이는 정직의 접근성이 크다. “우정의 접근성이 큰 사람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이 얼마나 다정다감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그것에 대해 기억할 가능성이 더 크다.

 

적응 무의식이 작동하는 또 다른 방식은 전이이다. 연구에 의하면,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사람과 비슷한 사람을 (처음) 만나면, 그 사람을 더 잘 기억하고, 그 사람에 대한 평가는 자기 인생의 중요한 사람의 평가와 비슷해졌다. 하지만, 이런 평가는 의식적으로 내려지는 것이 아니다.

 

성인들의 애착 형태를 측정하는 방법의 하나는 연인 관계에 대한 감정을 보고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성인애착인터뷰(AAI, Adult Attachment Interview)이다. AAI에서 인터뷰하는 사람은 인터뷰 받는 사람이 자신의 애착 형태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가정하고, 인터뷰 받는 사람의 태도와 같은 비언어적 반응을 유심히 관찰하여 그 사람의 애착 형태를 파악한다. 이 두 가지 측정방법은 상관이 크지 않다. 한 가지 설명은 이 둘이 서로 다른 애착에 대해 측정한다는 것이다. 하나는 자신이 보고할 수 있는 의식적인 애착이고, 다른 하나는 무의식적인 애착 형태이다.

 

사람을 움직이는 동인으로 밀접한 인간관계에 대한 욕망(애착), 인생의 성공(직업적 성취), 파워(권력?)가 있다. 이 세 가지 동인은 성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인 듯하다. 이들 동인을 간접적으로 측정하는 방법으로 과제통각검사(Thematic Apperception Test, TAT)가 있다. 동인에 대한 자기 보고와 TAT를 비교해 보면 서로 다른 경우가 많다. 그 둘이 일치하는 사람은 추후에 정서적 행복감을 느낄 확률이 높아진다.

 

자기 자신이 평가하는 자신의 성격과 다른 사람이 평가하는 자신의 성격은 보통 불일치한다. 예외적으로 외향성에 대한 평가는 일치하는 경향이 있다. 행동을 예측하는 데 있어서 자신보다 다른 사람의 예측이 더 정확하다는 실험 결과가 있다. 그것에 대한 설명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 낙관적이 평가를 하기 때문이고, 또 자신에 대해 예측할 때는 자신의 믿음을 바탕으로 평가하지만, 다른 이의 행동에 대해 예측할 때는, 불가피한 상황도 고려하기 때문이다. “길 잃은 아이의 부모를 찾아 줄 것인가?” 대한 물음에 급한 사정으로 시간이 없어서 도와주지 못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하는 식이다. 또 다른 원인으로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볼 때, 우리는 그들의 무의식이 관장하는 행동들(따라서 의식적으로 알 수 없는 행동들)도 관찰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른 사람에 대한 예측은 그들의 무의식적 행동에, 자기에 대한 예측은 의식적인 행동에 더 정확할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행동의 원인을 의식적 성격과 비의식적 성격이라 부르자. 비의식적 성격은 어디서 오는가? 유전자. 문화와 경험. 한 실험에 의하면 말을 배우기 이전의 양육 경험은 비의식적 동기와 연관이 크고, 말을 배운 이후의 경험은 의식적인 동기와 상관관계가 크다.

 

사람들이 자신의 참모습을 보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앞에서 몇 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또 다른 한 가지 가설은 사람들은 자신의 대한 믿음과 불일치하는 행동에 대해서는 예외로 무시해 버린다는 것이다.

 

5. 내가 왜 이런 행동을 하고 있지?

이 장에서는 자신이 특정한 행동을 하는 이유를 모르거나, 실제와 다른 이유를 대면서도 확신을 가지는 경우를 살펴본다. 사람들이 자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자신의 특정한 행동의 이유를 정확히 아는 것은 아니다.

 

코르사코프증후군은 기질적 기억 상실로,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코르사코프증후군에 걸린 환자들은 자신이 겪는 경험들을 어떤 커다란 맥락 속에서 이해하지 못하고, 단편적으로만 인식한다. 그들은 자신이 그런 기억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지만, 자신의 경험에 매 순간 성공적으로 의미를 부여한다.

 

최면에 걸린 사람에게 최면에서 깨어난 후에 특정한 행동을 하도록 암시를 줄 수 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정말 그 행동을 하게 되었을 때, 그러한 행동을 한 이유를 물어보면 전혀 엉뚱한 이유를 대곤 한다. 자신이 최면 상태에서 암시를 받았음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그 이유가 진짜라고 확신한다.

 

분할뇌는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뇌량이 파괴된 경우를 말한다. 왼쪽 시야에 눈, 오른쪽 시야에 닭발을 보여준 후, 오른손과 왼손으로 보았던 그림과 관련된 그림 카드를 선택하게 하자, 오른 손으로 닭을, 왼손으로는 삽을 선택했다. 왼쪽 시야로 들어가 오른쪽 뇌에 다다른 그림은 왼쪽 뇌의 언어중추에 영향을 주지 못하지만, 왼손에는 영향을 끼쳐 그림을 선택하게 된 것이었지만, 피험자는 닭발을 보고 닭을 골랐어요. 그리고 닭장을 삽으로 깨끗하게 치워야 하잖아요라고 답했다. 그리고 전혀 의심이 없었다.

 

우리는 일상적인 행동의 원인을 너무 모른다.

아기의 이름은 유행을 탄다. 우리가 어떤 이름에 대해 호감을 느끼게 되는 이유를 명확히 모르기 때문에, 자식의 이름을 독창적으로 짓고자 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같은 이름을 짓게 된다.

 

다리 위의 사랑도 비슷하다. 자신이 심장이 급하게 뛰고, 약간 숨이 차고, 땀을 흘리는 이유는 다리를 건너는 과정 중에 일어난 상태이지만, 그것이 상대 이성에서 호감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착각한다. 무의식적으로.

 

똑같은 스타킹 4개를 진열했을 때, 사람들의 선호도는 가장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12, 17, 31, 40%였다. 하지만, 사람들은 호감을 느끼게 된 이유로 질감이나, 신축성 등을 꼽았다.(위치 효과. Position Effect)

 

영화를 보면서 주위의 소음이 얼마나 영화를 즐기는 데 방해를 할까? 사람들은 상당히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대답했지만, 실험 결과 오히려 소음이 있는 상황에서 좀 더 영화를 즐겼다.

 

사람들은 자기 기분의 원인을 얼마나 잘 파악할까? 한 실험에서 피험자들은 날마다 자신의 기분을 기록했고, 그와 함께, 기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날씨, 친구와의 관계, 전날 밤 취침 시간 등)도 기록했다. 사람들은 전날 취침 시간이 큰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했지만, 분석 결과 기분과 그 전날의 취침 시간은 그 날의 기분과 상관이 없었다.

 

6. 사람들은 어떻게 감정을 느낄까?

무의식적 기분에 대해 2가지 이론적 설명이 가능하다. 정신분석 이론은 억압에 의해 느낌을 자각하지 못하게 된다고 말하고, 적응 무의식은 사람들이 의식적인 느낌과는 별도로 무의식적인 느낌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동성애 필름을 보여줬을 때, 동성애 공포증을 가진 남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남학생들보다 더 많이 흥분했다고 보고하진 않았지만, 실제 발기의 정도는 훨씬 컸다. 그것은 불안을 일으키는 감정을 정반대의 형태로 위장한다는 프로이트의 반동형성이라는 설명에 부합한다.

 

찰스 다윈은 감정의 사회적, 의사소통적 기능을 강조했다. 혐오감은 특정 음식을 피하라는 신호이고, 두려움은 위험을 경고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감정이 언제나 의식적인가? 윌리엄 제임스는 환경에 대한 자각이 육체의 반응을 일으키고, 이 반응에 의해 의식적 감정이 나타난다고 보았다. , 우리가 슬픔을 느끼는 것은 우리가 울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가능성은 감정과 느낌들이 행동보다 선행하지만, 사람들이 항상 이것을 자각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조지프 르두는 포유류가 환경정보를 처리하는 두 가지 다른 경로(감정의 로우 로드와 하이 로드)를 제시하였다. 로우 로드는 감각시상sensory thalamus에서 편도체amygdala로 직접 연결되어 빨리 도착하지만, 최소한의 정보 처리를 한다. 반면 하이 로드는 대뇌피질을 거쳐 편도체에 도착하며, 느리고 상세한 정보 처리가 이루어 진다. 로우 로드는 비의식적으로 이루어진다. 산을 올라가다가 뱀과 비슷한 물체를 보는 순간 몸이 얼어붙는다. 의식적인 느낌이나 생각 없이도 그렇게 한다. 그리고, 두려움을 느낀다. 하지만, 하이 로드의 처리에 의해 그것이 뱀이 아님을 알아차리고 두려움을 털어낸다.

 

조지프 르두의 연구의 한계는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주로 연구했기에, 다른 감정들의 경우는 알 수 없다. 하이 로드는 좀 더 세부적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의식적 감정과 비의식적 감정이 다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두 사람의 애착이 당사자들은 인식하지 못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명백한 경우가 종종 있다. 문화적으로 허용되는 감정에 의해 자신의 감정을 부정하는 경우도 있다.

 

자기 지각self-perception귀인 이론attribution theory에 관한 연구에 의하면,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과 그 행동이 일어나는 상황을 관찰함으로써 새로운 태도와 감정을 유추한다. , 한 남성이 한 여성과 함께 있을 때 흥분을 느낀다면, 그것이 그 여성에게 성적으로 끌리기 때문이라고 유추하는 것이다.(실제로는 주위의 환경(다리 위, 롤러코스트) 때문일 때도)

 

스탠리 섀처Stanley Schachter와 래드 휠러Ladd Wheeler는 피험자에게 비타민 주사를 맞은 후, 15분짜리 코메디 영화를 보여주었다. 비타민은 실제는 에피네프린, 위약, 또는 클로르프로마진이었다. 에피네프린을 맞은 사람들은 영화를 보면서 가장 많이 웃었고, 에피테프린을 맞은 사람들은 가정 적게 웃었다. 하지만, 세 집단의 사람들이 영화를 얼마나 즐겼는지 평가한 점수는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그에 대한 가설은 사람들이 평점을 내릴 때에는 자신들이 본 영화(잭 카슨 주연의 코메디)의 장르에 대한 장기적인 선호도를 근거로 삼는다는 것이다. , 무의식적 느낌과 의식적 느낌이 다르다.

 

감정과 태도는 무의식적일 수도 있지만, 만약 자신의 감정을 좀 더 숙고하고, 자신의 행동을 좀 더 자세히 관찰한다면, 의식적으로 자각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정리하자면, 감정이 무의식적이 될 수 있는 방법은 1. 억압, 2. 감정의 변화를 자각하려는 노력의 부족, 3. 문화적인 감정 기준 또는 개인적인 기준 이다.

 

감정표현불능증은 자신의 가장 기본적인 감정들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이다. 그들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이 어떤 것이고, 왜 그런 감정을 느끼는지 설명하지 못한다. 이렇듯 감정은 의식하지 못할 수도 있다!

 

7. 미래의 감정까지 미리 알다.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할 것인가? 무엇을 바랄 것인가? 어떤 일을 추구할 지를 알기 위해서는 감정예보affective forecasts를 올바르게 할 줄 알아야 한다. , 그 일이 어떤 정서 반응을 불러일으킬 것이며,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인지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감정예보에 있어 영속석 선입견durability bias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일어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과 나쁜 일로 복권에 당첨되는 일과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꼽는다. 그리고, 그 때의 행복 또는 슬픔은 몇 년 혹은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 예상한다. 하지만 대부분 그렇지 않다.

 

복권 당첨자들의 기쁨은 대부분 오래 가지 않았고, 주위의 요구, 관심들로 인해 그들의 삶은 파괴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과의 사별의 아픔에서 빠르게 회복한다. 분명 많은 사람들이 커다른 아픔과 슬픔을 겪는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이 슬픔에서 훨씬 빨리 회복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한 가지 요인은 사람들이 그 상실에서 어느 정도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가? 이다. 또는 상실의 경험에서 긍정적인 무엇인가를 찾았는가? 이다. 한 인간으로 성숙할 수 있는 기회, 통찰의 계기, 남은 가족들이 서로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라고 인식할 수 있는 것이다. 딸이 음주 운전차에 치어 죽었을 때, 음주 운전을 추방하는 캠페인에 참여하고, 아들이 납치되었을 때, 실종어린이를 위한 센터를 만드는 것이다.

 

상실이 종국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인생의 가장 소중한 것을 가르쳐주는 막강한, 아니 어느 정도 가치도 있는 인생의 스승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렇듯 사람들은 그것이 슬픈 사건이든, 기쁜 사건이든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탄력적이다. 왜일까?

 

목표 성취가 분명 기쁜 일이기는 하지만, 목표를 추구하는 행위도 즐거운 일이다. 목표 성취를 비롯한 여러 사건들이 목표 추구 행위를 대신하진 못한다.

 

그리고, 매우 유쾌한 경험은 추후의 여러 가지 경험, 사건들의 비교 기준이 된다. 따라서, 거액의 복권에 당첨된 경험은 일상적인 삶의 즐거움을 보잘 것 없이 만들어 버린다.

 

대립과정이론opponent process theory에 따르면, 극단적인 감정반응을 부르는 육체적 사건들은 파괴적이며, 따라서 우리 신체는 그 감정과 반대되는 감정반응을 야기함으로써 균형을 유지한다.

 

감정 중화를 위해 생리적인 과정(대립과정)과 신중한 행동 전략이 있다. 그 외에 감정의 탄력성을 위한 심리적 작용으로 평상화ordinization을 통한 의미 만들기making sense가 있다.

 

자신이 간절히 원하던 대학에 합격한 학생은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기뻐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기쁨의 강도는 점점 낮아지고, 정상적이고 평범한 일이 된다. 이제 한 때 극단적 감정을 불러일으켰던 사건이 정상이고, 평범하고, 심지어 예측 가능했던 일로 보인다. 많은 심리학자들은 사람들이 불확실성을 낮추고, 의미를 발견하고, 진기한 사건들을 애써 설명하려는 경향이 매우 강함을 보였다.

 

후견지명 편견hindsight bias는 어떤 일이 일어난 후에는 그 전에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일에 대해서도, ‘그럴 줄 알았어.’ 하면서 당연하다거나 예측 가능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다. 이렇게 어떤 사건을 예측 가능한 사건으로 만들어 버림으로써 더 이상 기이하거나, 흥미롭지 않게 된다.

 

평상화 과정은 긍정적 혹은 부정적 감정에 작용하여 평소의 감정으로 되돌리는 작용이라고 한다면, 심리적 면역 체계는 부정적 감정을 떨쳐내기 위해 존재한다. 심리적 면역 체계는 좋은 기분기준을 사용하여, 우리에게 들어오는 정보를 자존심을 유지하는 쪽으로 선택/해석/평가하는 것이다. 평상화와 심리적 면역 체계는 모두 우리의 자각없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이 탄력적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

 

똑같이 면접에 떨어졌더라도, 면접이 다소 엉성했던 경우에 좀 더 감정적 충격에서 회복되는 속도가 빨랐다. 왜냐하면, 면접에 떨어진 이유가 면접이 엉성했기 때문이라고 합리화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런 합리화가 얼마나 쉬운지를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예상한다.

 

그릇 해석의 문제misconstrual problem은 사람들이 어떤 사건에 대한 감정을 예측할 때, 그 사건으로 인해 유발되는 사건을 잘못 상상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1백만 달러짜리 복권에 당첨했다고 가정했을 때, 사람들은 멋진 곳에서의 휴가와 새 자동차 등을 떠올리지만, 실제로 겪는 일은 가족 갈등과 우정의 상실, 한밤중의 전화 등이다.

 

초심성focalism은 어떤 사건 이후에도 다른 많은 사건들이 일어나 자신의 생각과 감정에 영향을 주게 된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신이 속한 대학의 풋볼팀이 승리를 했을 때 얼마나 오랫동안 기쁠 것인지를 예상하는 질문에서, 다음날 무엇을 하고 있을 지를 세세하게 적어낸 사람들은 영속성의 선입견이 줄어들었다.

 

이렇듯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성격, 성격적 반응에 대한 원인, 자신의 감정, 자신의 미래 감정에 대해 잘 모른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좀 나아질 수 있을까?

 

8. 자기 성찰과 자기 서사

한 부동산 중개인이 성공적으로 집을 소개하는 방법을 보자. 그는 고객들이 원하는 집에 대해 경청한다. 하지만, 그 후 고객들의 말을 무시하고, 고객들을 다양한 집으로 안내한다. 그리고, 고객과 집 안팎을 두루 살펴보며, 고객의 정서적 반응을 살핀다. 몇몇 고객들은 자신들이 원하지 않았던 집에서 활기차고, 행복해한다.

 

사람들에게 10분 동안 앉아서 어떤 특별한 감정을 갖게 된 이유를 적어 달라고 부탁하였다. 사람들은 얼마 전 만난 사람이나 연인, 대통령 후보, 사회적 이슈, 예술품, 대학 강의 등 다양한 대상에 대한 느낌과 감정에 대해 적었다.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에 대한 이유를 떠올리는 데 전혀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정확한 것은 아니다. 이렇게 자신이 느끼는 감정의 이유를 적어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자신의 태도를 바꾸는 경향이 컸다. 그것은 자신이 생각해낸 이유에 맞춰 자신의 감정을 바꾸는 것이다.

 

괴테는 말했다. “길게 숙고하는 사람은 언제나 최선의 것을 선택하지 못할 것이다.” 예술작품에 대해 자신이 좋아하는 이유를 설명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2주 후에 자신의 선택에 대해 후회하는 경향이 높았다. 그렇다면 단순히 맨 처음 충동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최선일까?

 

맨 처음 충동에 따라 행동을 하면, 십대 임신, 마약 복용, 주먹 다짐이 크게 늘어날 것이 뻔하다. 중요한 것은 충실한 정보가 바탕이 된 본능적 감정과 정보에 입각하지 않은 본능적 감정을 구분하는 것이다. 첫 눈에 반했다고 결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을 함께하고 상대를 매우 잘 알게 된 후에도 여전히 서로 긍정적이라면 결혼을 고려해 보는 식이다.

 

사람들이 어떤 감정에 대한 이유를 생각할 때, 부정확한 이유들을 떠올리고, 또 그에 부합하게 자신의 태도를 바꾸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자신이 분석하고 있는 주제에 대해 지식이 상당히 밝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다.

 

애착이나 파워 동기가 높은 사람들은 치유사 역할을 좋아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들었을 때, 그들은 자신들이 그 역할을 좋아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치유사들의 상담 과정을 세세하게 담은 필름을 보여주고 그들이 그 상황에 처하면 어떤 느낌을 받을 것 같은지 상상하게 하자, 그들은 그것이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어떤 문제에 직면하면 그것을 거듭 반추하는 경향을 보인다. 수전 놀런-혹세마Susan Nolen-Hoeksema는 이런 성찰을, ‘어떤 사람이 자신의 처지를 개선하기 위한 행동을 취하지 않은 채 자신의 감정과 그런 감정이 일게 된 원인들을 거듭해서 생각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그녀는 수많은 연구를 통해서 심사숙고를 지나치게 하면 부정적이고 자멸적인 사고의 패턴이 생겨 일을 더욱 그르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에 반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글로 쓰는 것은 장기적으로 효과가 있다. 제이미 페니베이커Jamie Pennebaker는 다음과 같은 과제를 많은 사람들에게 주었다.

 

앞으로 사흘 동안, 당신의 삶에 영향을 미친 매우 중요한 감정적 문제들에 대한 당신의 깊은 생각과 느낌을 글로 써주기를 바란다. 그 글쓰기에서, 당신이 자신의 가장 깊은 감정과 생각들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그것을 탐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런 감정적 경험에 대해 글을 쓰는 행위는 단기적으로 괴로운 일이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를 안겨주었다. 그것은 부정적인 사건들을 설명하는 의미 있는 서사를 구성하도록 하여 그 사건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줌으로써 마음의 병을 치료하는 것 같다. 글쓰기를 통해 가장 이득을 본 사람들은 처음에는 자신의 문제에 대해 일관되지 않고 뒤죽박죽하게 묘사했으나 갈수록 개선되어 나중에는 일관되고 조직적인 이야기로 그 사건을 설명하고 그 사건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던 사람들이었다.

 

페니베이커의 글쓰기는 이롭지만, 깊이 생각하는 성찰이 해로운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들이 우울할 때 하는 생각들은 부정적인 생각이기 쉽고, 그 생각은 사람을 더욱 우울하게 한다. 반면, 그에 대해 글을 쓸 경우에는 자신의 문제에 대해 더욱 객관적인 시선을 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심각한 상처가 있은 후에는 글쓰기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 사람들은 그 상처가 너무 깊어서 객관적으로 글쓰기를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정신역동적 요법psychodynamic therapy은 어린 시절의 기억, 무의식적인 생각과 감정, 통찰을 강조한다. 그에 반해 행동 요법behavior therapy는 현재의 행동과 그 행동을 나오게 하는 요인을 강조한다. 이 두 심리요법은 서로 방법은 다르지만, 우울증 치료에 있어 똑같이 효과적이다. 그것은 두 심리요법 모두 문제를 설명하는 새로운 이야기를 제공해 주기 때문인 듯 하다. , 두 심리요법이 제공하는 이야기는 서로 다르지만, 중요한 것은 자신의 문제를 설명하는 의미있는 서사를 발견하는 것이다.

 

9. 나를 알려면 밖을 보라.

의학 서적을 통해 담배가 폐암의 확률을 높인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처럼, 심리학 서적을 통해 우리의 마음에 대해 알 수 있다. 물론 그것은 평균적인 사람들에 해당하는 사람들이지만, 많은 부분에서 사람들은 생각하는 것처럼 크게 다르지 않다.

 

TV의 정규 프로그램 속에 포함되어 인식할 수 없을 만큼 짧은 순간동안 나타나는 광고와 일반적인 광고 중 어떤 광고가 더 우리에게 영향을 미칠까? 많은 사람들이 전자라고 생각하나, 실제로는 후자이다.

 

미국은 지난 반세기동안 인종차별이 사라진 것처럼 보이지만, 무의식적 수준에서는 여전히 남아있다. 예를 들어 흑인이 인터뷰할 때, 사람들은 자신은 흑인에 대한 인종편견이 없다고 말하고, 믿는 경우에도, 더 많은 불편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묵적인 편견을 측정하는 방법의 하나로 어떤 단어나 그림에 반응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하는 방법이 있다. 피험자들은 모니터에 표시된 단어가 긍정적인 단어인지, 부정적인 단어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긍정 혹은 부정적인 단어에 앞서 흑인 또는 백인의 얼굴이 짧지만, 인식은 가능한 시간동안 제시되는데, 흑인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이 있다면, 다음 단어을 긍정적으로 판단하는데 간섭을 일으키게 된다.

 

사람들은 자신이 보는 자신과 다른 사람들이 보는 자신이 다른 경우가 종종 있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이 보는 자신을 통해 자신이 보는 자신의 이미지를 바꿔야 할까? 대부분의 경우 자신이 보는 자기 이미지는 남들이 보는 것보다 다소 긍정적인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적응적으로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이 보는 자기 이미지가 부정적이거나, 중요한 일들을 결정해야 할 경우엔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10. 나의 행동을 관찰하여 나를 바꿔나가다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귀기울이고, 심리학 책을 보는 것은 자기 자신, 특히 자신이 인식할 수 없는 무의식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는 기회이다. 다른 한 가지 방법은 자신의 행동을 관찰하는 것이다.

 

대릴 벰Daryl Bem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관찰은 자기지식의 중요한 원천이라고 말한다. 그의 자기지각이론의 핵심은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을 관찰하고 그 행동의 바탕에 어떤 감정과 특징이 깔려 있는지를 짐작함으로써 자신의 내면 상태를 추론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황홀경에 빠졌다는 것을, 혹은 배가 고프다는 것을 온 몸이 떨린다거나, 냉장고를 향해 달려가는 행동을 통해서만 알 수 있다는 것은 우스꽝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많은 경우, 우리의 감정이 그렇게 분명하지 않다.

 

자신의 행동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유추하는 자기지각은 자기표출self-revelation이 될 수도 있고, 자기꾸밈self-fabrication이 될 수도 있다. 만약 자신의 행동의 감정적 이유를 정확히 찾아낼 수 있다면 자기표출이 되겠지만, 이유를 잘못 짚어서, 자신의 감정을 부정확하게 유추한다면 자기꾸밈이 된다. 사람들이 자신의 내면에 대해 엉터리로 추론하는 이유는 상황에 자신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하고, 내면의 감정이나 태도 때문이라고 추론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연구원이 매우 설득적이어서 서명 운동에 동참한 학생들이 자신이 그 서명 운동에 참여한 이유를 그 운동에 진정으로 동의하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상황적 영향이 너무 강력할 경우에는 반대로 자신의 행위를 모두 상황의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돈을 받고 결혼식장에서 기타를 연주할 경우에, 기타를 연주하는 이유는 돈 때문이지, 기타를 좋아하기 때문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식이다.만약에 자신의 행동에 대한 이유가 두 가지 이상일 경우, 그 기여도를 부정확하게 짐작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자신의 심장이 두근거리는 이유가, 좋아하는 이성이 함께 있어서가 30%, 방금 교통사고를 당할 뻔해서가 70%임에도, 좋아하는 이성과 함께 있다가 교통사고를 당할 뻔 하면, 그 이성을 훨씬 더 많이 좋아한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자기 지각이 의식적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지만,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에 대한 의식적인 판단과 무의식적으로 나타나는 반응이나 행동이 달라질 수 있다.

 

만약 자신에 대해 긍정적인 의식과 부정적인 무의식을 가지고 있을 때, 의식을 부정적으로 바꿀 수도 있지만, 부정적인 무의식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의 무의식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의 행동을 바꾸는 것이다.

 

행동이 바뀌면, 그 행동을 통해 무의식적인 자기지각이 바뀔 수 있다. 그리고, 행동을 반복할 수록, 그 행동은 무의식적이 되고, 자동적이 된다. 우울증 치료에 있어, 심리치료사 테렌스 릴Terrence Real치료에서 중요한 부분은 먼저 행동을 하고 그 다음에 감정이 따르도록 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훌륭한 일을 하라, 그러면 훌륭한 존재가 된다는 원칙은 심리학이 내놓을 수 있는 가장 소중한 교훈 중 하나이다.

 

앞서 자기 서사를 만들어 내는 것이 치료에 있어 중요한 요소임을 보였다. 치료에 효과적인 자기 서사는 한 사람의 비의식적인 목표와 감정, 본성 등을 정확히 담아 내야 한다.(정확성) 그리고, 자신에 대해 지나치게 많이 생각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마음의 평화) 마지막으로 자신의 서사를 믿을 수 있어야 한다(신뢰성). 정확성과 마음의 평화, 신뢰성의 기준을 만족시키는 자기 서사는 지나치게 많은 자기 반성을 피하게 한다는 그 한 가지만으로도 유익할 수 있다!

 

우리가 자신의 자아관에 만족을 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행동을 통해 자신의 자아를 변화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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