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으면서, 들으면서

재능이 아닌 노력을 칭찬하라.

infinitesp 2011. 1. 28. 12:26

캐럴 드웩과 동료 학자는 1988년 초등학교 5학년생 500명을 대상으로 간단한 퍼즐을 냈다. 각 학생에게 점수를 알려줄 때는 동일한 수의 단어로 칭찬을 했다. 하지만 칭찬의 내용은 달랐다. 학생의 절반에게는 지능을 칭찬했다.

"영리하게 문제를 풀었구나!"

나머지 절반에게는 노력을 칭찬했다.

"정말 열심히 노력했구나!"

드웩은 강조점이 미세하게 다른 두 말이 학생들의 사고방식에 어떠한 차이를 만드는지 시험하고자 했다. 칭찬의 방법이 성공과 실패에 대해 어떤 태도를 형성하는지, 끈기와 성과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지도 시험해보려 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첫 테스트가 끝나고 모두에게 칭찬을 한 후 드웩은 학생들에게 어려운 퍼즐 문제와 쉬운 퍼즐 문제 중 하나를 선택하게 했다. 지능을 칭찬받은 학생의 70퍼센트가 쉬운 문제를 선택했다. 이 학생들은 어려운 문제에 도전했다가 실패해서 '영리하다'는 꼬리표를 잃을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노력을 칭찬 받은 학생의 90펴센트는 어려운 문제를 선택했다. 이들은 성공이 아니라 도전에 관심이 있었다. 자신이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는지 증명하고 싶어했다.

세 번째 테스트에서는 아무도 풀지 못할 만큼 어려운 퍼즐 문제를 냈다. 이번에도 실패에 반응하는 방식에는 극적인 차이가 있었다. 지능을 칭찬받은 학생들은 실패를 자신들이 퍼즐을 푸는 실력이 없다는 증거로 해석했다. 노력을 칭찬받은 학생들은 퍼즐을 풀기 위해 훨씬 오랫동안 노력했고 그 과정을 즐겼으며 자신감 상실로 고민하지도 않았다. 

마지막으로 첫 시험과 난이도가 비슷한 문제를 다시 냈다.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지능을 칭찬받은 그룹은 첫 시험에 비해 점수가 20퍼센트나 하락했다. 그러나 노력을 칭찬받은 그룹의 점수는 30퍼센트까지 상승했다. 실패가 자극제가 됐던 것이다.

이 모든 차이점은 첫 테스트를 한 뒤에 해준 간단한 칭친에서 비롯되었다. 드웩과 동료 학자는 이러한 결과에 깜짝 놀라 각기 다른 지역과 인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동일한 실험을 세 번이나 반복했다. 세 번의 실험 모두 똑같은 결과가 나왔다. 드웩은 이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지금껏 해 온 많은 실험 중 연구결과가 가장 명확했습니다. 지능을 칭찬하는 일은 어린이들의 동기부여와 성취에 해가 됩니다."

- 중략 -

그렇다면 별다른 노력 없이 빠르고 쉽게 문제를 푼 학생에게는 어떤 식으로 칭찬해야 할까? 열심히 땀을 흘리지 않고 뭔가를 달성한 학생에게 어떻게 하면 재능이 아니라 노력을 칭찬할 수 있을까? 드웩의 조언을 들어보자.

"이런, 너무 쉬웠구나. 시간을 낭비하게 해서 미안하다. 네가 정말로 뭔가를 배울 수 있는 다른 과제를 해보자!"

수많은 교육자들이 기준을 낮추면 학생의 자부심이 올라가서 성취도가 향상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이는 1970년대와 1980년대에 유행했던 미국과 유럽 교육기관의 철학이었으며 아직까지도 영향력 있는 주장이다. 그러나 아무리 의도가 좋더라도 이것은 학생들의 성장을 저해하는 교육 신조다. 그런 의미에서 드웩이 실시한 연구가 암시하는 바는 대단히 의미심장하다. 드웩은 기준을 낮추는 교육방법에 대한 반대 의견을 분명히 나타냈다.

"기준을 낮추는 방식은 학생의 지능을 지나치게 칭찬해야 한다는 철학과 뿌리가 동일합니다. 그러나 이는 효과가 없습니다. 기준을 낮추면 학생들의 교육수준이 낮아지는데다 학생들은 쉬운 작업과 후한 칭찬을 당연히 여기게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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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플레이어. p40-44
매슈 사이드 지음. 신승미 옮김. 유영만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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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웩은 한 연구에서 학생들에게 이후 다른 학교에서도 동일한 연구를 할 것이라고 말하며, 다음 실험에 참여할 아이들이 테스트를 이미 치른 너희에게서 정보를 듣고 싶어할 테니 의견을 기록해달라고 덧붙였다. 드웩은 학생들이 각자의 생각과 정답을 맞힌 문제의 개수를 기록하도록 칸이 있는 종이를 한 장씩 나누어주었다.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노력을 칭찬받은 학생은 거의 모두가 성적을 사실대로 썼다. 이 그룹 중에 한 명만 점수를 조작했다. 그러나 지능을 칭찬 받은 그룹은 놀랍게도 40퍼센트나 되는 학생이 거짓으로 점수를 기록했다. 드웩은 지능을 칭찬 받은 그룹의 학생들이 잘하는 것을 너무 중요하게 생각한 나머지 누군지도 모르는 또래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자 성적을 조작하려 한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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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플레이어. p51
매슈 사이드 지음. 신승미 옮김. 유영만 해제.